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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 총회여! 비움과 양보로 난맥(亂脈)을 뚫어라

총회 임원들은 총회가 맡겨준 일들만 파회(罷會) 후 처리할 수 있다.

  • 김상현 편집장 shkim7790@daum.net
  • 입력 2015.02.05 05:45
  • 수정 2015.02.0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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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회 예장(합동)총회가 열렸던 광주 겨자씨교회당 총회 현장 모습(©뉴스룩 편집장 김상현 목사) 

뜻깊은 100회 총회(2015년 9월 14-18일)를 앞두고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총회호가 법과 상식이란 항로에서 갈피를 못잡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3년 전 합동 교단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총회 본부 건물에 관(棺) 시위 등장(登場)을 시작으로 목사 부총회장 등 유력한 교단 정치인들이 도우미를 동석하고 서울 송파구 방이동 시내 한복판에 있는 노래방에 출입한 사건이 일어났는가 하면, 계속해서 97’총회 때는 당시 교단 총무가 총회 현장에서 가스총을 든 사건 그리고 총회장의 ‘정상적인 파회(罷會)’규정에서 벗어난 파회 선언 등으로 그 해 내내 전국 노회와 총회가 크나큰 홍역을 치룬 바가 있다.

 

그런가하면 2년 전 수원과학대 라비돌 리조트 신텍스 컨벤션센타에서 열렸던 98’회 총회현장에서는 더욱 가관인 장면이 벌어졌다. 서울 목동제자교회 일부 교인들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던 성총회 회의장에 난입하여 사회석과 강단을 점거한 채 드러눕고 교인들이 연좌 농성을 벌여 총회 회무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합동교단 소속 목사인 것이 한없이 부끄럽게 여겨지는 순간들이다. 그렇다면 99’회 총회 이후 지금은 어떤가? 몇가지 총회 내 현안들을 살펴보면서 교단의 가을잔치인 100회 총회를 예측해 본다.

 

점점 꼬여만 가는 총신대 이사회 정관 개정 관련 총회 결의 시행과 사학법을 내세운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認容) 간의 싸움

 

이 문제의 원인은 먼저, 정년이 지난 길자연 목사를 총장으로 선출했던 지난 해 총신 운영이사회에 있고, 또한 이유야 어찌되었던지 총회 파회 후 한 달이란 짧은 기간이었지만, 총회 결의대로 정관 개정을 이행하지 않은 재단이사회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결과는 총신 재단이사회의 당사자들은 기득권과 사학법을 염두에 두고 한 달이란 시효 안에 정관을 개정하는 것보다, 사회법에 총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소(訴)를 제기하는 것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99’ 총회 총대들은 임기 만료가 임박한 이사들의 재임을 저지하는데 급급한 나머지, 이들이 지닌 기득권과 사학법의 예리한 칼날을 간과(看過)한 채 결의를 도출하는 것에만 몰두했다. 지금 그 결과는 크나큰 후폭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처분 인용 결정에 이어 재단 이사들의 줄 사퇴가 계속되었고 총회 실행위원회에서 구성한 총회결의이행위원회(당일 녹취록에 의하면 이것이 원래 명칭이다)는 두 번이나 위원회 명칭을 바꿔가며 실행위에서 결의한 취지와는 달리, 사임하지 않은 이사들의 공직정지를 결정하는 등 강경 일변도로 나가고 있다. 이 결정이 유효하게 되면 직전 총회장 안명환 목사는 총회 선거관리위원장에 오를 수 없게 된다.

 

▲ 지난해 대전에서 열렸던 총회실행위원회는 브레이크 없는 폭주 열차처럼 서로 마주 달리는 총회 결의이행요구 측과 총신 재단이사회 양측과 조정해서 양자겸장을 하도록 이행위원회를 구성토록 결의했다.(©뉴스룩 편집장 김상현 목사)

이 사태는 결국 이 일의 이해 당사자들인 안 명환 목사를 포함한 재단이사 4명(이기창 목사, 김승동 목사, 이완수 장로)으로 하여금 또다시 지난 주 법원에 ‘99 총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내도록 만들고 말았다.

 

안명환 목사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총회결의시행위원회 위원 중에는 당사자 제척원리에 해당되는 이도 있다. 현재 서울 서북지역이나 타 지역 인사로 선관위원장을 내세우려는 책략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자신이 선관위원장으로 부적격하다는 주장들에 대해서 조목조목 비판했다.

 

“총신 재단이사 사표를 내지 않은 것은 이사회를 통해 학교를 지키기 위함이었으며, 총회 회관 리모델링 관련 건은 자신만이 결정한 사안이 아니며, 유지재단에서 결정한 내용이고, 아이티구호금전권위원회 관련 건 역시 신규식 목사의 오해”였다고 지적했다. “소송 당사자라서 전례에 따라 특위에서 제외했다가 2월에 임명했는데 당시 특위 위원장 선거에서 낙선하게 된 것이다.”고도 말했다.

한기총 참석의 건에 대해서는 “총회장 물러난 후에 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생일 축하 모임에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당시 임원회의도 있었지만 개인 소개가 없었다”면서 “북한에 갔다 왔다고 모두 빨갱이가 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길자연 총장 문제도 사후 약방문격이다. 총신운영이사들은 전국 각 노회서 파송하는 노회장을 역임한 중견 정치인들로 구성된다. 99회 총회 당시와 지금에 있어서, 정년 지난 총장을 문제 삼는다면, 길 총장 사퇴와 함께 그런 총장을 교단 헌법(정년제 규정)을 어겨가며 총장으로 선출했던 당시의 운영이사 전원에게도 법적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 원인과 결과 문제다.

 

지난해 대전에서의 실행위원회에 참석했던 위원들의 중론은 5인 위원회가 나서서 총회 결의 정신도 살리고 총신도 살리는, 양수겸장(兩手兼將, 뜻: 한 사람이 두 가지 일을 모두 잘 할 때를 이르는 고사성어) 방식을 택하라는 것이었다. 이는 양측이 한 발짝씩 물러나서 총회의 권위도 살리고 총신도 속히 정상화 할 수 있도록 위원회로 하여금 조정 및 소방수 역할을 맡긴 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불을 더 지펴놓은 형국이 되고 말았다. 교단의 리더십 부재 현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어서 매우 안타깝다.

 

총회 임원들은 총회가 맡겨준 일들만 파회(罷會) 후 처리할 수 있다.

 

99’회기 총회 임원회(총회장 백남선 목사)에 심각한 법정신 결여(缺如)와 무질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총회 현장에서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아서 파회 후 즉시 자동 폐기된 긴급 동의안들을 임원회가 잔무로 취급한 일은 명백한 불법 행위다.(관련기사 ‘총회 임원회는 헌법과 총회 결의 정신에 따라서 가동되고 있는가?’ 2014년 12월17일자 사설)

 

99회 총회 현장에서 임원들이 집무하는 가운데 함남노회 소속 이호현 목사가 규칙부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룩 편집장 김상현 목사)

기자와 통화한 백남선 총회장과 박무용 부총회장은 문제의 ‘긴급동의안 잔무 처리 건’에 대하여 “정식 안건으로 간주할 수 있고 그래서 잔무로 처리하고 있다”와 “임원회가 처리하는 일들이 총회의 유익을 끼치는 것이라면 이해할 수가 있어야 한다.”였다. 그러나 '총회의 유익을 끼치는 일’을 처리할 때도 반드시 법과 절차를 지켜야 총회적인 공감을 얻을 수가 있다.

 

이 문제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법을 집행하고 총찰(總察)해야 할 총회 지도부가 법리를 오해하고 있으니 말이다. 왠만한 총대라면 상식으로 알고 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총회서 긴급 동의안을 다루기 위해서는 서기가 총회 당석에 그것을 의안으로 상정을 해야 하고, 총대들이 그것을 안건으로 채택결의를 한 후에 현장에서 즉결하던지, 정치부로 넘겨 심의해서 보고하게 하는 것이 긴급 동의안을 처리하는 방법이다.(총회서는 헌의부에 보고된 안건만 정상적으로 처리할 수 있고, 긴급을 요하는 안건은 총회 현장에서 100인 이상 총대들의 서명 날인을 받아 서기를 통해 긴급 동의안으로 본회에 상정된 후에 논의될 수가 있다. 헌법 정치 제12장 4조, 5조 참조)

 

동도교회 옥광석 목사에 대하여 총회 임원회가 지난해 12월4일 소속 증명서를 발급했을 때는 총회서 지시한 선결 이행 사항(노회 복귀 및 사과 성명 발표)이 완성되지 않았을 때였으며, 서류 발급도 총회 서기의 동의 없이 발급되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총회 임원회에 절차와 질서가 요구되고 있다.

 

총회는 증경총회장 다수를 포함한 교단 인사들의 이단사상 집회에 참석한 사실을 규명해야 한다.

 

뉴스룩이 지난해 11월21일 자 인터넷 뉴스판에 ‘합동 증경총회장 일부와 주요인사들, 이단관련 집회에 참석하여 파문 확산’이란 부제로 단독 보도한 일이 있다. 신생 언론사의 작은 외침이라고 가볍게 생각할지 모르나 이 문제 역시 오는 100회 총회에서 큰 파문을 일으킬 여지를 안고 있다.

 

81회와 90회 총회서 본 교단은 고 박윤식씨(평강제일교회)에 대하여 이단으로 결의했고, 지난해 99’총회서는 한기총이 소속 교단의 동의 없이 평강제일교회를 가입시키며 이단 해제를 결정한 사실 때문에 한기총 탈퇴를 전격 결의하는 초강수를 두기까지 했었다.

 

▲ 증경 총회장 서정배 목사가 평강제일교회 관련 집회에서 사회를 보면서 "평강제일교회는 한기총에서 이단에서 해제했기 때문에 이제는 이단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뉴스앤바이블 사진 캡처)

그런데도 불구하고 교단의 지도층에 있는 증경총회장 김동권 목사, 김용실 목사, 서정배 목사 등이 고 박윤식씨의 핵심 사상을 주 내용으로 하는 ‘구속사 성경세미나’(2014년 11월10-11일,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 참석하여 예배 사회와 축사를 맡았다고 하니 실로 경악할 일이 아닌가?

 

기자가 속한 노회와 이웃 노회 목사 다수도 당시 집회에 참석하여 일부는 순서를 맡았다는 사실이 확인되어 봄노회에서 이슈화 될 전망이다. 그리고 또 하나 당사자의 분명한 해명이 따라야 할 문제가 있다.

 

지난번 기사를 작성할 때 기자와 통화하면서 부총회장 박무용 목사는 분명히 이 날 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평강제일교회 측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되는 인터넷 언론사인 [뉴스 앤 바이블]의 2014년 11월13일자 인터넷 뉴스 판 "한국교회의 회개역사, 구속사 통해서만 가능”이란 제목의 동 행사 기사에는 이 날 세미나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 명단에 위의 증경 총회장들과 함께 부총회장인 박무용 목사의 이름도 적혀있다.(사진 참조)

 

▲ 부총회장 박무용 목사도 평강제일교회 관련 구속사 세미나에 참석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는 뉴스앤바이블 홈페이지 관련 사진(사진 캡처 뉴스앤바이블)

물론 실제로 참석하지 않았는데 해당 기자의 착오로 박무용 목사의 이름을 기사에 게재했을 수도 있다.(참고로 세미나 순서지에도 부총회장 박무용 목사가 축사자로 인쇄되어 있음) 그러나 사안(事案)이 사안(査案)인 만큼 당사자는 즉시 해당 언론사에 정정 보도를 요청하는 등 이 문제를 적극 해명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 평강제일교회 측에 본 교단이 악용당할 소지가 크다.

 

실제로 지금도 [뉴스 앤 바이블] 홈페이지에는 본 교단 증경 총회장들이 ‘구속사 세미나’에서 축사나 사회를 맡고 있는 사진과, 이단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처럼 기사가 올려져 있다.

 

이번 주 교단지 기독신문은 ‘교단 사설언론 난립, 헝클어지는 총회 여론’이란 제목의 글을 2면에 실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사설 언론의 태동 배경을 97’총회와 그 이후의 극심했던 총회의 복잡한 사건들 때문으로 보았다. 그러면서 기자는 교단 내 일반 언론들에 대하여 총회가 취할 방법을 교단 관계자의 말을 빌려 “교단 지도자들이 정도를 걸어가야 한다. 교단 정치가 안정이 되면 일반 언론들도 자연스럽게 재조정 될 것”으로 보았다.

교단 총무 김창수 목사가 언급한 내용도 있다. “사설 언론들이 유독 교단 내에 많은 것은 총회가 할 일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자성한다.”고 적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구지역에서 있었던 노회연합 행사 때 만난 모 총회 임원이 필자에게 “좋은 글만 써달라 지역 인사들과 관계된 일에는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었다. 그 때 그 분에게 말했다. “정도(正道)로 가되 법과 상식으로 하시면 적극 협조하겠다. 그러나 그렇지 못할 때는 언론이 바른 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라고.

 

뉴스룩은 지난 2개월 동안 총회 관련 보도를 많이 자제해 왔다. 총회 임원회와 정치 중심에 서신 분들의 양식(良識)과 성숙함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실망감만 늘어나고 있다. 합동 총회가 언제까지 ‘사심(私心)에 이끌려 공의(公義)’를 저버릴 것인가?

 

땅콩 회항과 조현아 사건 등에서 보듯이, 지금은 힘과 권세있는 갑(甲)의 수난시대다. 총회라고 예외일 수 없다. 이제 다음 달부터 열리게 되는 봄노회에서는 전국 150여 개 노회서 100회 총회에 참석할 총대들을 뽑고, 한편으로는 총회서 다루게 될 헌의안들을 채택하게 된다.

 

지난 97’총회 이후 지난 총회까지 총회 현장에서 보았듯이 합동 총회는 이전보다 훨씬 젊어지고 있다. 총대 구성원들의 연령이 많이 낮아졌다는 말이다. 의식이 깨어있고 회의 때는 분명한 의사 표시를 집단적으로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총대들로 총회가 변해가고 있다. 권력과 힘으로 누르며 밀어붙이면 통하던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지나갔다.

 

벌써부터 일부 노회에서는 예민한 성격의 헌의안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중에는 총회 내 기구(機構)를 겨냥한 것도 있고, 이단 집회 참석인사 조사처리를 요구하는 헌의안도 마련한다는 소리도 들려온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두가 양보의 미덕을 베풀면 좋겠다.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이 아니요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이 아니니 누구든지 자기의 유익을 구치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고전 10: 2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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