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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그 쓸쓸함에 바쳐질 기도

  • 김상현 shkim7790@daum.net
  • 입력 2014.10.30 14:12
  • 수정 2014.10.3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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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인 이성아

가을 그 쓸쓸함에 바쳐질 기도

 

 

 

아~

지표면 온도가 서서히 내려가니

무서리 뽀오얀 새벽길에

마음이 시려 하늘 본다.

깜박대며 졸고 있었나

파아란 두서넛 별

 

얼어져 가는 숲속

새들 노래 소리 멈추고

빈바람 가지 흔들어대니

아~ 가을이 뒹굴며

패댕이 쳐지는구나!

 

이렇게 절망의 시간은

햐얀 그리움으로

되새김질 하며

손길 내미는데도

잡을 수가 없으라

다 비워질 너의 슬픈

가을의 비애가

그 쓸쓸함이 눈처럼 녹아들고

농부들 희노애락 담겨진

들녘에는 하얀 섬들이

빈 들녘에 떠간다.

꽁꽁 묶임을 당하고

 

오! 신이시여

이 모든 절망의 끝에는

늘 당신이 계셨습니다.

 

갈바람에 온 몸 부서지고

무서리에 하얀 옷

다 젖어갈 때까지

우릴 지키시려고

컴컴한 어둠에서

바람처럼 와 계셨습니까?

 

척박한 내 자리에

당신을 초대하고 싶지 않았는데

역겹의 파도 속에

그리운 손길로 일깨워주시는

고뇌의 문턱을 넘어 오셨습니까?

 

오! 주님

너무도 크신 당신을

내 눈 속에 담을 수가 없어서

눈물로 만 눈물로 만

뿌려 내렵니다.

 

올올이 쓸쓸함에

저 마지막 한 잎의

갈 꽃 피워 낼

숭고한 가을을 위해서라도

당신의 귀하신 걸음

품어 가렵니다.

인자와 진리의 달고 오묘한

그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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