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하루같이
살 것 같아
다가오는 어둠
보지 못하고
영원을 향해 사는 마음
보라!
저 들녘 봄빛을 숨기고
가슴엔 싸늘한 비수를 가는
가인 같은
보이지 않는 슬픈 겨울을
검게 죽어있던 침엽수
군상처럼 일어서는 날
갈매 빛 산 빛은
휑하던 흙이랑 마다 춤추고
여린 가지 설레임을
보이지 않는
시간의 후미진 모습에
서슬 퍼랬던 겨울
잿빛처럼 어둠에
길 잃고 헤매며 갈피 없을 때
저 길 끝에서
사부작 사부작 올
명주 실 같은 아득할 여인을
뿌리 근원에 줄기찬 동경에
하얀 겨울 거품처럼 죽어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