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한 가운데를 지나
세상 끝 해가 지면
칼날 삼킨 흙이랑에
황소숨 몰아쉬며
대지의 선하품이,
그 깊은 부활의 기도 올릴 때
밤새 퍼올린 순결한 생명
영혼의 노랫소리
울먹 울먹 눈(眼),속
심장이 뛰고 태질하는 바람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간다
소금기 절여진 바다끝
햇살 찬란히 번뜩이면
은빛으로 솟구칠 생명의 몸짖
산산히 부서져 올 유빙
한 몸으로 품어 공생하리라
땅 속 어둠에서
물 빛 맑은 온기로
이월이 눈부셔 올 때
난 그대의 흰 옷자락에 떨며
화살처럼 박혀있는
미움의 털을 빼여내리
사랑 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