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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교단 합동 총회는 대혼란 상황 막아야 한다.

총신대, 선관위 사태 소의(少義) 버리고 대의(大義) 택해야

  • 김상현 편집장 shkim7790@daum.net
  • 입력 2016.09.21 14:11
  • 수정 2016.09.2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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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0회 총회가 지난해 대구반야월교회에서 열려 개회에 앞서 천서위원장 권재호 목사의 총대 천서보고를 받고 있다.(©뉴스룩 편집장 김상현)

중국 고대 춘추시대에 오자서(伍子胥)란 인물이 있다. 초나라 왕에 의해 집안이 멸족되다시피 하자 그는 오랜 망명 생활을 한 후 오나라에 정착하여 스스로의 힘으로는 왕이 될 수 없었던 합려와 부차를 연이어 왕위에 앉히며 킹메이커로서의 명성을 업고 마침내 자신의 집안을 궤멸시킨 초나라에 처절한 복수를 한 중국 역사에 등장하는 유명한 지략가 중 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의 최후는 비참하게 끝이 나는데 바로 자신이 왕으로 옹립했던 부차의 명에 의한 자결로 죽임을 당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변화하는 리더십에 순응하지 못한 고지식한 그의 처세술에 있었다. 즉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은 강직함과 다른 사람의 의견을 고려치 않는 편협함, 그리고 관용을 모르는 비정한 성품 등이 원인이 되어 최상의 환경에서 최악의 비참함을 맛봐야만 했었다.

 

종교개혁 5백주년 해와 새로운 세기의 첫 회기에 총회 회기(會期)를 맞게 되는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교단 제101회 총회(9월26일~30일, 서울 충현교회당) 개회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뜻깊은 성(聖)총회를 바라는 소속 교단의 구성원들은 지금 방금 지진을 경험한 사람들처럼 극심한 혼란에 빠져있다.

 

101회 총회, 참사는 막아야 한다.

 

▲ 지난 총회 당시 뜨거운 감자 중 하나였던 아이티구호금 전용 사법처리전권위원회 보고를 위원장 신규식 목사가 총대들에게 하고 있다.(© 뉴스룩 편집장 김상현)

지난해에 이어서 여전히 불통되고 있는 총회와 총신대 문제와 함께 제101회 총회 임원 후보(목사 부총회장) 문제를 놓고 총회선거관리위원회가 추태(醜態)를 보이며 후보 확정 여부로 격론을 벌이다 비상정회 선언을 하는가 하면 위원장 불신임을 가결 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100년의 역사를 지닌 합동 교단은 그동안 숱한 정치적 격랑과 풍파를 경험했다. 총회 내 정치적 인사들의 세력 다툼은 신학사상 문제와 총회 이슈를 핑계로 자신들의 권력욕구와 야망을 저버리지 못하고 때로는 교단 분열이라는 치유할 수 없는 아픔을 총회 구성원들에게 안겨주기도 했었다.

 

현재 안타깝게도 예장(합동) 교단 안에는 중요 현안과 사태에 대하여 관련 당사자들 간의 협상이나 중재를 이끌어 낼만한 그룹들이 없어 보인다. 지난해까지 자문과 중재 역할을 해 왔던 증경총회장단과는 총회 내 현안을 바라보는 시각의 현저한 차이 때문에 이미 오래 전부터 불통되고 있고 해결사다운 훌륭한 멘토들도 찾아보기가 어렵거나 이해 당사자들이 이들을 외면하고 있다.

 

총회와 총신 간의 얽힌 실타래는 결자해지 해법을 통해 풀어야 한다. 

 

▲ 지난해 열렸던 총신운영이사회에서 백남선 목사가 김영우 당시 총신재단이사장과 합의한 과정을 이사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뉴스룩 편집장 김상현)

101회 총회를 앞둔 합동 교단에서 현재 가장 큰 산은 두 말할 것 없이 학교법인 총신대학교(총장 김영우 목사, 이사장 권한대행 안명환 목사)와 관련된 제100회 총회 결의와 그 내용을 이행하는 과정에 일어난 적법성 문제라 할 수 있다.

 

총회 임원회(총회장 박무용 목사)는 100회 총회 결의에 따라 운영이사회를 조직하고 회의를 소집했다. 그러자 기존 총신운영이사회(이사장 대행 송춘현 목사)측은 별도로 이사회를 소집했고 일부 총신 이사들이 양쪽의 회의에 참석했다. 총회 임원회는 실행위원회를 소집하여 송춘현 목사 측이 소집한 운영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을 해(害)총회자로 지목하고 해(害)총회자 조사처리위원회(위원장 윤익세 목사)를 구성해서 오늘 현재까지 해 총회 해당자 8명 이사들을 포함하여 16개 노회 소속 168명 총대들의 천서를 제한하는 한편, 해당 노회에 기소위원을 보내 당사자들을 치리하도록 압박을 하고 있다.

 

총회측 총신운영위원장 김희태 목사는 “101회 총회 회기 중에 운영이사회 총회를 재소집해서 관련 안건을 다룰 것이고 100회 총회 총신관련 결의 무효확인 소송에서 각하 처분을 받아 승소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총신재단이사장 대행 안명환 목사는 “총신 관련 결의 효력 정지 처분 통보서를 갖고 있으며 본안 소송은 자제하고 있다”면서 “이번 총회에서 총신 관련 잘못된 결의를 바로 잡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목사 부총회장 후보 확정에 혼란 야기한 선관위원 책임 물어야 한다.

 

▲ 총회선거관리위원장 백남선 목사가 임원후보 정견발표에 앞서 목사 부총회장 후보를 확정하지 못한 이유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룩 편집장 김상현)

한편 평화적인 101회 총회로 나아가기 위해 넘어야 할 또 다른 산 하나는 목사 부총회장 후보 확정문제이다. 3년 전 현 선거관리위원장 백남선 목사(99회기 총회장)와 목사 부총회장 경선을 치룬 바 있던 김영우 목사(총신대 총장)가 40년 지기(知己) 정용환 목사(시온성교회)와 함께 고심 끝에 101회 총회 목사 부총회장 후보로 선관위에 서류를 접수했다.

 

선관위 심의분과(위원장 김정훈 목사)는 김영우 목사가 서천읍교회 당회장과 총신대학교 총장이라는 이중직을 맡고 있으므로 후보자격에 하자가 있다고 판단하여 서류 반려 의견으로 선관위 전체회의에 내놓았다. 이때부터 총회선거관리위원회는 ‘이중직 후보 불가’론과 ‘규정대로 후보 자격여부 표결’론이 선관위 내에서 상충되면서 후보 확정이 미루어지다가 김영우 목사가 제기한 정용환 목사의 ‘금품살포 혐의’의 고발장 접수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금품 살포 조사소위원회(위원장 이호현 목사)에 출석한 김영우 목사와 정용환 목사는 고발장 취하서와 각자가 서명한 각서를 제출하며 서로 공명선거에 임할 것을 진술했다. 그러자 동 소위원회는 “정용환 목사가 <예수 섬김 리더 모임>(JSL)에 납부한 특별회비는 임원선거와 무관하게 소속 단체에 전례대로 납부한 순수한 회비로서 금품 살포 혐의가 없음”이라는 보고를 전체 선관위에 보고했다.

 

그러나 선관위원장 백남선 목사는 두 후보에 대하여 후보 확정 여부를 표결로 결정하자는 다수 위원들의 주장을 일축하며 ‘두 후보가 선거에서 담합(談合)했다’고 주장하면서 후보 확정을 101회 총회 현장에 상정할 것을 내세우며 최종 열렸던 선관위 회의의 비상정회를 선언하다가 선관위원들로부터 불신임을 당했다. 물론 이 날 회의의 적법성 여부는 추후에 가려질 것이지만 참으로 부끄러운 사태가 아닐 수 없다.

 

이 문제, 즉 목사 부총회장 후보를 확정하는 것은 서로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사람들 간의 사사로운 감정이 게재되었으리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성(聖)총회는 공동체다. 한 두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이 표출되거나 공동체를 좌지우지해서는 지극히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가 있기 때문에 모든 사안들은 반드시 그 공동체가 결정해서 시행하고 있는 헌법과 규칙 그리고 규정에 따라서 집행이 되어야 한다.

 

총회 임원 후보 자격 여부는 총회 현장에서 다룰 수가 없다.

 

▲ 100회기 헌의안들을 다루는 정치부 소위원회가 반야월교회 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뉴스룩 편집장 김상현)

총회 임원선거를 관장하도록 교단은 모든 권한을 총회선거관리위원회에 부여했다. 선관위는 모든 선거과정을 이 선거 규정에 따라서 임원 후보 자격 여부를 심의하고 동 규정이 정한 기한 내에 확정해서 공고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선관위는 상황에 따라서 위법을 하게 되고 직무를 방임(放任)하거나 유기(遺棄)하는 결과가 된다. 선관위가 해체되거나 전원 사임하지 않는 한 모든 임원후보는 어떤 일이 있어도 선관위에서 후보 적격 여부를 결정해야만 한다.

 

선관위원 중 혹자는 후보 확정을 선관위에서 하지 않고 101회 총회 현장에서 하면 된다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는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요 무지의 극치를 드러내는 말이다. 이 글 앞 부분에서도 언급했지만 총회 임원 선거와 관련된 모든 사항은 총회서 결정한 총회 선거관리 규정에 의거하여 역시 총회가 선정한 15인으로 구성된 총회선거관리위원회에 전권이 일임되어 있다.

 

그러므로 총회 임원 후보 자격 여부를 포함하는 임원 선거와 관련한 일체의 사항은 선거관리위원회의 고유 권한이다. 그리고 총회의 안건으로 다룰 수 있는 것은 총회 규칙에 제한되어 있다. 즉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전국 노회가 헌의한 헌의안들과 전 회기에서 넘어온 유안건 그리고 역시 총회 현장에서 개회 후 48시간 이내에 총대 100인 이상이 서명하여 적법하게 제출되는 긴급동의안들만 총회 회기 중에 다룰 수가 있으며 따라서 임원 선거와 같은 안건들은 상정할 수가 없다.  

 

지금 선관위 핵심 관계자가 주장하는 목사 부총회장 후보 자격을 총회 현장에 상정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자신을 죽이는 자만이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다.

 

▲ 101회 총회 임원 후보자로 확정된 이들이 정견발표를 마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목사 부총회장 후보는 미확정이라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뉴스룩 편집장 김상현)

지난 100회 총회를 앞두고 필자는 지난해 2월 5일자 뉴스룩 인터넷 판에 “합동 총회여! 비움과 양보로 난맥(亂脈)을 뚫어라!”란 사설을 게재했었다. 복수는 복수를 낳게 되고 죽이는 정치는 정치적 죽음을 자초하게 된다. 총회 회기상 새로운 세기의 첫 번째 맞는 총회를 앞두고 우리는 자신이 갖고 있는 기득권을 양보하거나 내려놓는 통 큰 정치인이 그립다.

 

이웃의 통합 교단은 희년을 두 번 맞는 100회기 총회에서 의욕적으로 구성하여 일 년간 활동해서 결론을 지었던 특별사면위원회(위원장 이정환 목사)의 이단 사면 내용을 채영남 총회장이 며칠 전 기자회견을 통해 선언했다가 각종 언론과 신학대 교수들의 강력한 저항 때문에 소속 교단의 증경총회장단의 충고에 고개를 숙이고 이단 사면 해제 결정을 철회하기로 했다.

 

시쳇말로 ‘털어서 먼지 나지 않을 사람 없다.’란 말처럼 우리 모두는 아직 성화되지 않아서 흠투성이요 결점이 많다. 우리가 신앙하는 기독교는 역설(paradox)이 아닌가? 가장 쉬운 승리 비결을 예수께서 일러 주셨건만 왜 무시하는지 모르겠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敗者卽勝者也(패자즉승자야)란 말의 뜻은 모든 경기나 전쟁에서 진정한 승리자는 없으며 모두가 패자요 승리자라는 깊은 뜻을 담고 있다.

 

지금 총회 내 중요 현안과 관계된 이해 당사자들은 총회 총대나 맡은 직임의 역할 또는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중요성보다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라’는 주님의 음성을 들어야 하며 ‘죽는 것이 사는 것’이라는 성경적 가르침의 깊은 의미에 귀 기울여야 한다.(편집장 김상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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