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길을 묻지 않았다
빈들녘 어디만큼
바람속으로 시월을
날려 보내고
나무가지 닮은
11월 데려왔습니다
천번을 흔들리고
우뢰속 긴 여름 울어
햇살 한줌 바람 한줌에
말간 웃음으로
영원의 기도 올려도
죽어야만 다시 사는 생명체
미로 같은 세월 속
빨간 우체통이
되고 싶은거다 가을빛처럼
누구의 사연이든
누구의 사랑 이야기든
어느 나그네의 고달픈 삶 이야기
다 들어 주고픈
11월의 기도 통이고 싶습니다.
하늘의 소리 가슴에
땅의 깊은 소리 마음에
배척하지 않고 수용하여
호기롭게 시작하다
절망이 고스란히 남겨져도
영혼이 소리지르는
11월의 기도
멈추지 않을겁니다.
햇무리 나무 가지 사이
내려앉아 기도하는
그 슬픈 길을 알아야 하기에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