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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가면/이성아(시인)

먼 산 나무들 어깨동무 하고

  • 김상현 편집장 shkim7790@daum.net
  • 입력 2016.11.26 10:06
  • 수정 2016.11.2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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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아 권사(시인)

한 뼘 남은 해 그름

먼 산 나무들 어깨동무 하고

할 말을 잊은 채

슬픈 배웅을 한다.

 

구름과 바람의

칼날에 베인 상처

붕대조차 못 감은

11월의 마지막을

 

붉게 울어가는 가랑잎 하나

사그락 사그락

어둑한 골목길 깨우며

바싹 마른 몸 나그네 되여

천공을 울어 간다.

 

맹렬하던 삶의 의지

갈 빛처럼 사위어 가고

낭만을 줍던 인생길

시간표를 채우니

 

세월에 나뒹굴던

영혼은 무너져 내리고

탐욕만 먼지 되어

부질없이 흩날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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