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하나 그려진 여백
비어진 공간 손가락 사이로
바람이 머물다 가면
시커먼 바다 성내고 운다
바위밑에 돋은 풀잎
눈물에 배어있고
춥고도 긴 지명의
겨울 마루터기에서
떠오른 해 가슴에 품으니
찬란히 껴안은 가슴
붉디붉은 장미가 피어나고
새벽 동터오는 언덕에 서서
아름다운 인연 곰곰이 찾아내어
마주하여 입맞춤 하고 싶구나
오관이 살아나
파아랗게 춤추는 세월
맴도는 인생의 궤도아래
서성이는 그림자
그리움의 돌담 밖에서
아득한 하늘의 말씀에 젖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