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여진 물동이마냥
삶이 서러워
너덜대는 옷자락
헤여진 신발에
막걸리 흐른자죽
턱밑에 훈장처럼 달고서
텅빈 집 찾아드는
할배의 한없이 초라한모습
지고는 못가는 곡주 한말
뱃속 가득담았으니
세상 부러울것 없어라
뉘ㅡ 뭐라말하겠는가
철학같은 그 인생을
쉰도 아니되오 홀애비로
일곱자식 다 키웠지만
제살 찾아 떠난 자식
삐꼼 들여다 본들
아비의 그 깊은골
어림이나 하겠는가
여인의 섬세한 손길아니어도
투박한 손끝에 피여냈던 사랑을
황소닮은 그 눈이
껌벅껌벅 세월의 잣대를 재고
하얀서리 내린가슴
풍상진 기억들은
달디단 꿈 속 그리운 임 찾아
앙상한 등골을 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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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주]
어느 할배의 진한삶
忍苦의 주름결이
아프게 다가와
이 글을 써봅니다
바람이 여무는날
삭신이 녹아내릴
애비의 가슴이
손길닿은 삶의 텃밭에 서서
텅빈
석양길에 홀로있음이
왜 그리 도 짠한지 ㅡ
아름다운 삶의 벗이여
옆옆이 누가 있음을
생각하소서
그리고 돌아 보소서
얼마나
이파 하는지를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