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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기도

  • 김상현 대표 shkim7790@daum.net
  • 입력 2014.12.05 00:19
  • 수정 2014.12.0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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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이성아

흙으로 지음 받은 우리가

처음엔 당신의 선한 성품으로 태어나

하등한 피조물들을 지배하며

만물의 영장으로 대리자로

살아가게 하셨으나

 

작은 미물만큼도

깨끗이 살아내지 못함을

진실로 고백하오니

이제 마지막 남은

이 한 달 만이라도 닫혀진 마음의 문 열어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게 하시고

 

까만 연탄 한 장에

불씨 피우며

미지근한 아랫목 구부리고 앉아

밤이면 허허로움에

잠 못 들어 뒤척이는

쪽방촌의 고독한 영혼을 위해

또 한 번의 기도하게 하소서

 

더불어 사는 지음으로

영혼을 담고 있는 육신이

남을 미워하고 물질을 탐내하는

탐욕 버리게 하시고

 

영은 선하지만

육은 약해서 정욕과 탐심으로

타락의 길에 들기 쉬우니

우리 삶이

당신의 사랑과 공의의 성품을

교훈 받아 순종하며

아름답게 살아가게 하소서

 

12개의 꽃과 나무에

잎과 꽃을 피어주시고

그 향기에 취해 살게 하신 당신

이제 그 모든 것을 거두어 가셨지만

새로운 꿈을 고목마다 품게 하시어

아름다운 새 날의 씨앗

초록으로 잎 틔우시는

봄 날 주실 것을

지금 저희로 꿈꾸게 하소서

 

그리하여 12월

한 세월을 빙 돌며 살게 마시고

서로 어께 토닥여가며

아픔은 품어주고 허물은 덮어가며

하얀 무수의 가슴으로

서로 사랑하며 아껴가며

기도의 촛불 타오르게 하는

하나의 마음으로

12월을 그리 살게 하여

그리 보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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