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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에게서 듣는다 -최기채 목사(동명교회 원로, 예장합동 증경총회장)

“하나님 면전사상(面前思想, 코람데오) 이것 없으면 당장 목회를 그만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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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21 13:04
  • 수정 2014.10.2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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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기채 목사

예장(합동)교단 제99회 총회가 광주 겨자씨교회(나학수 목사)에서 열렸던 9월 23일(화) 이른 새벽,  안개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가운데 교단의 증경 총회장단이 머물고 있는 무등산 산양파크 호텔을 찾았다.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물안개가 무등산 허리를 통째로 휘감아 오르고 있는 보기 드문 풍경을 보면서 평소 센티멘털한 기자는 카메라를 꺼내려다가 약속 시간이 임박함을 보고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호텔 로비를 지나 조식(朝食)연회장으로 들어섰다. 간단한 식사 후 마침내 주인공이자 원로이신 최기채 목사(80세)와 만나 원탁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곁에 앉았다.

 인터뷰는 피차 바쁜 일정 관계로 '최근 합동 교단의 부끄러운 자화상과 바람직한 일꾼'에 관한 질문부터 곧바로 들어갔다. 최 목사는 한참동안 침묵을 유지하다가 말문을 열었다. '97총회 때 부터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교단 내 잡음에 관해서 "정치는 정치적 논리로 풀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면서 "교단 정치는 개인의 이익보다는 공동체의 상호 유익을 추구하며 협력해야만 질서가 유지되고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며 그것으로 인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가 있다"고 힘주어 말하면서 "교단 안에서 개인적인 욕심에 사로잡혀 무책임하게 정치를 하는 이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총회는 고질적인 지병을 앓고 있다. 우선 먹고 보자는 식으로 경솔하게 행동들을 하고 있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며 탄식하기도 했다.

 교단 내의 문제 인물들에 관한 해결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답변을 유보했다. 그만큼 총회가 그러한 사람들에 의해 곪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염려하는 모습이었다.

 교단의 미래와 총회의 교단 지도자들이 취할 자세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총회 내에 비생산적인 임의단체들이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목회나 신앙공동체에 꼭 필요하지 않는 각종 모임도 많게 되고 돈이 불필요하게 오고 간다.”면서 이러한 단체들이 지역 갈등을 심화 시키고 있는데 이는 반드시 지양되어져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총회는 물론, 교회와 신앙공동체의 구성원들은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려야 한다. 지역 이기주의와 개인 이기주의는 신앙을 퇴보시키며 공동체를 파괴하는 고질적인 병폐다"면서 예장 합동 교단이 한국교회의 명실상부한 장자교단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이러한 병폐들을 하루 속히 청산하고 칼빈주의에 입각한 신앙으로 총회와 모든 신앙공동체의 유익을 위해 진력해야만 할 것임을 강조했다.

 총신 후학도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주님께 받은 각자의 은사를 잘 살려야 하며, 분명한 목회 철학을 갖고서 목회 영웅주의나 대형교회보다 한 영혼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받은 은사대로 목회할 것”을 주문했다.

 후배 목회자들에게는 더 충격적으로 일갈했다. "하나님 면전사상(面前思想, 코람데오) 이것 없으면 당장 목회를 그만두라"면서 "교회는 하나님이 주인이시다. 목회자가 주인의식 가지면 절대 안 된다. 그리고 화목하게 목회하라"고 원로께서는 힘주어 강조하셨다.

 최기채 목사는 조선대학교 및 동 대학원을 수료(정치학석사)한 후 총신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에서 목회학 박사과정을 이수하여 목회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경력으로는 광주동명교회 당회장,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총회장(78회)을 역임했고 한국찬송가공회 회장과 총신대학교 운영이사장, 합동 교단 기관지 기독신문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교단과 연합기관에서 폭넓은 활동을 해 왔다. 한편으로는 왕성한 저술 활동으로 ‘하나님 나라와 영광’ 등 23권의 저서와 ‘나에게 당신이 있기에’ 외 5권의 시집을 판하기도 했다. 현재는 광주동명고등학교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김상현 기자/shkim779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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