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불구불 산길에
파란 바람 스며들고
구부정한 솔밭에 철쭉이
처음엔 있는 듯 없는 듯
풀빛으로 서 있더니
갈래갈래 선형으로
잎자루 흐르고
차마 홀로 눈뜨고 보기엔
너무도 맑고 고와
가슴이 시리네
오호라! 생각이 나누나
신라 손정곤의 아내
절세가인 수로부인이ㅡ
절벽 위를 타는 듯 불꽃의 철쭉
뉘ㅡ꺾어주랴 했더니
소 몰던 노인이 꺾어 바친 그 꽃.
능선마다 핏빛으로
열장의 꽃잎 열어
푸른 융단 위 한 송이 주단(紬緞)되니
봄 구름도 구경하려 그 위에 머물고
솟는 태양 머리위에 서니
애야ㅡ우리도 숲길로 들자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