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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2인자

마일두 목사(교회 리더연구소 소장)

  • 김상현 편집장 shkim7790@daum.net
  • 입력 2016.10.21 17:19
  • 수정 2016.10.2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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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일두 목사(교회 리더연구소 소장)

“2인자로서 할 만큼 했다!”

언젠가 서울의 현직 부구청장들 5명이 줄줄이 사직서를 낸 일이 있었다. 그해 6월 치러질 지방선거 구청장 자리에 도전하기 위해서다.9) 기약 없이 2인자의 자리에 만족하려니 아마 신물이 났을 것이다.

이와 같이 누구도 2인자를 원하지 않는다. 1인자의 그늘에 가려 아무도 알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쇠꼬리보다 닭대가리가 낫다’는 속담도 이래서 생겨났을 것이다. 그런데 2인자이면서도 행복한 사람이 있다. 세례 요한이다. 그는 예수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절대적인 1인자였다. 광야에서 설교를 하는데도 온 유대 사람들이 다 그에게 나아와 자기들의 죄를 회개하고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예수가 그리스도로 출현하자 그는 예수께 1인자의 자리를 미련 없이 양보하고 2인자로 만족했다. 그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는 고백이다.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 (요 3:30)

 

세례 요한이 예수를 1인자로 섬기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예수는 세례 요한의 사촌 동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 29세까지 자신을 형이라고 부르면서 따르던 예수를 어느 날 성령님이 그리스도라고 말씀하셨으니 말이다. 당신이라면 사촌동생을 주님이라고 쉽게 부를 수 있겠는가? 세례 요한은 달랐다.

그는 그리스도의 앞길을 예비하는 것을 최대 사명으로 여겼다. 그리고 자신이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져야 할 때를 알았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2인자로 쓰임 받는 것을 기뻐하며 순교했다. 언젠가 세계적인 학자들이 모여 ‘인류 역사상 최고의 리더는 누구인가?’를 연구했다. 종교에 상관없이 절대다수가 모세를 선택했다. 하지만 예수님은 단호하게 “여자가 낳은 사람 가운데서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었다.(마11:11)”고 말씀하셨다.

 

마태복음 25장에 한 달란트(재능) 받은 종이 나온다. 그는 자신이 받은 달란트가 너무 적다고 생각하여 땅을 파고 그 주인의 돈을 감추어 두었다. 열등감에 빠져 달란트를 활용하지 않은 것이다. 오랜 후에 주인이 돌아와 결산할 때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고 책망했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도 한 달란트보다 다섯 달란트를 받기를 원한다. 이름 없는 사람보다 유명한 사람으로 쓰임받기를 원한다. 평신도보다 목사와 장로와 리더로 세워지기를 원한다. 2인자보다 1인자가 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이런 우리에게 성경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다 사도이겠느냐 다 선지자이겠느냐 다 교사이겠느냐 다 능력을 행하는 자이겠느냐” (고전 12:29)

 

“만일 온 몸이 눈이면 듣는 곳은 어디며 온 몸이 듣는 곳이면 냄새 맡는 곳은 어디냐” (고전 12:17)

 

그렇다. 1인자가 있으면 2인자도 있는 법이다. 모두가 1인자가 될 수 없듯이 모두가 2인자가 될 수도 없다. 2인자라고 쓸모없는 것은 아니다. 1인자가 될 수 있는 것은 2인자가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1인자라면 사회가 어떻게 유지되겠는가?

 

세례 요한은 행복한 2인자였다.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1인자의 자리를 과감히 버리고 충성했더니 주님께서 인류 역사상 최고의 2인자로 인정해 주셨기 때문이다. 우리도 주님 앞에서 모두 2인자다.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빌1:20)“기를 충성한다면 “오직 하나님이 몸을 고르게 하여 부족한 지체에게 귀중함을 더해(고전12:24)“ 주실 것이다. 때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말을 기억하자. “하나님은 2등도 기억하신다.” 그렇다면 당신은 행복한 2인자다. 축하한다!

 

 

9) 서울신문, “2인자 할만큼 했다, 줄줄이 도전장”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00319025012 (20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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