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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기도/이성아(시인, 권사)

불신에 떠도는 우리영혼

  • 최정신 spiritee113@hanmail.net
  • 입력 2016.12.05 23:36
  • 수정 2016.12.05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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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아(시인, 권사)

봄, 여름, 가을의

화려한 잔치는 끝났다

바람에 불려가든

거리마다 바스라진

낙엽만 흩어져 나르고

 

희미한 새벽 달려온

하얀 그림자 하나

초연해진 마음속

싸늘한 망각의 어둠에

고요히 촛불 사르시는

 

놀라운 신의 은총이여

나를 부르시는 그 음성

고뇌와 눈물의 골짜기에서도

소망의 길을 가도록

지혜로 인도하시니

얼마나 고마운가!

 

자기 독선에 빠져

죄로 울타리를 치고

돌아올 사랑 없어도

고되고 지친 내 육신 누일 곳은

낮지만 따뜻한 곳 주님 품이 고마와라

 

우리 누구를 사랑하며

무엇을 위해

지금 여기까지 왔는가?

내 슬픔 꺼이꺼이 울어도

세상은 돌고 돌아 가는구나

돛단배 하나

잘려진 허리에 묶어놓고ㅡ

 

 

 

불신에 떠도는 우리영혼

내 곁에 붙들어 두고서

거칠 것 없이 낮은 곳만

거슬러 살아

생명의 수로 만나면

구원의 바다 아닌가?

 

기도 하리라

12월의

하얗게 꺾여진 세월을

물밑에 내려놓고서

 

말씀으로 배 채우고

그대 하루 같은 나날을 위해

겸손히 무릎 꾾어

 

그 깊이 그 뜻을 사랑하며

오로지 그대 안녕을

갈구하며 기도하리라

거친 손 내밀던

시장 노파의 강건함도 함께

 

12월은

날마다 하늘만큼 풋풋한

행복의 화살을 쏘리라

당당한 인생 걸어가시는

그대 향기로운 삶을 위해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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